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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기억 전달자[The Giver] (로이스 로리, 1993)
:: 책 :: 기억 전달자[The Giver] (로이스 로리, 1993)
마을은 정확히 질서가 잡혀 있었고 선택은 아주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82p)
"조너스, 조너스, 조너스!"
조너스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새로운 직무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아기 칼렙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걸 느꼈다. (...)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이 가득 차는 것도 느꼈다. 조너스는 기억보유자로 선출되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아니면 무엇이 자신이 될지 알지 못했다. (109p)
지난 십여 년 동안 여기 아이들 모두가 언어의 정확한 사용법을 훈련받았지만 어제 조너스가 경험한 햇볕의 따스함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조너스로서는 조용히 듣기만 하는게 더 쉬웠다. (152p)
"모든 게 똑같으니까 선택할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입을 때 제가 옷을 고르고 싶어요! 파란 옷을 입을까, 빨간 옷을 입을까 하고 말이에요." (166p)
"우리에게 아직 사랑이 있었으면 해요." (215p)
"저는 그 사람들이 만든 불빛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그 따뜻함도요." (216p)
"난 오늘 슬펐어."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고 가족들은 어머니를 위로했다. 하지만 조너스는 진짜 슬픔을 느꼈다. 뼈저린 비통함을 겪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빨리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진짜 슬픔은 훨씬 더 심오한 감정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법이었다. 그저 느낄 수 있을 뿐. (224p)
조너스가 물었다. "아버지가 아기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나요?" "아니야, 난 단지 선택할 뿐이란다. 아기들 체중을 달아서 무거운 아이를 옆에서 기다리는 보육사에게 넘겨 준 다음, 가벼운 아이를 안아 씻기고 다독거리지. 그런 다음에 나는 조촐하게 임무 해제 기념식을 하고……." 아버지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가브리엘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다음엔 잘 가라고 손을 흔들지." 아기에게 말할 때 쓰는 아주 달콤한 목소리였다. 거기다 아버지는 친숙한 동작으로 손을 흔들었다. (232p)
* * *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모든 것을 통제하는 세상. 그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단 하나의 '기억 보유자(Receiver)'와 새로운 기억 보유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기억 전달하는 '기억 전달자(The Giver)'의 이야기이다.
이름, 배우자(결혼), 가족 구성, 직위(직업) 그리고 생명 유지의 지속여부까지 정해진 규칙에 의해 결정된다.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부적합 판결을 받으면 '임무 해제'라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위원회와 기억 보유자를 제외하곤 누구도 임무 해제의 의미를 모른다. 임무 해제를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곳은 너무 명료해서 무섭기까지 하다.
공동체는 '기념식'이라는 단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고 설레게 한다. 그리고 그들 또한 위험요소가 없고 늘 같은 안정적인 삶에 감사함을 느낀다. 대신 그러한 삶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면 그 즉시 '임무 해제'라는 제재가 가해진다. 즉,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극단적인 제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불필요한 감정적 소모 없이 완벽한 행복에 이르기 위하여..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위하여...
* * *
1994년 뉴베리 상을 수상한 <기억 전달자>는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자연과 인공, 전쟁과 평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숨어있다. (역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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