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이름을 말해줘 (존 그린, 2006)

 


이름을 말해줘

저자
존 그린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4-10-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지금 전 세계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나는 언제나 같은 이름의 소녀를 좋아하고 그들은 항상 나에게 헤어지자고 한다."

* * *

"린지 리 웰스. 감리교 신자. 나도 테러리스트는 아니야." 그 소녀는 다시 생긋 웃었다. 콜린은 자신과 열아홉 번째 캐서린과 잃어버린 자신의 한 조각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미소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 미소는 전쟁도 끝내고 암도 치료할 수 있는  그런 미소였다. (48p)

"맞아. 그렇지. 아버지 덕분에 난 일하거나 대학에 다닐 필요가 없어." 콜린은 그 말에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하산의 그런 무관심한 태도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뭔가 특별한 일을 해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삶의 의미가 대체 뭐란 말인가? 신이 삶을 주셨다고 믿으면서 삶에는 TV를 보는 것 이상의 다른 뭔가가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다니, 이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 (50p)

"그렇다니까. 연애라는 게 정말 뻔하거든, 그렇지 않냐? 내가 그걸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냈어.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남녀라도 공식에 넣어보면 한 번이라도 데이트를 했을 경우 누가 누굴 찰지, 그리고 그 관계가 대략 얼마나 지속될지 그래프로 나온다니까." (65p) 

맞다, 바로 그거였다. 이미 있는 글을 다시 타자로 칠 수는 있지만 새로 만들어내는 작가는 아닌 것이다. 신동이지, 천재가 아닌 것처럼. 주위가 너무 고요해서 프린세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고, 그의 안에서 잃어버린 조각이 자아내는 공허감이 느껴졌다. "난 그냥 뭔가 중요한 걸 하고 싶어. 아니면 중요한 사람이 되든가. 그냥 중요해지고 싶은 것뿐이야." (139p)

콜린은 실연의 단조로움과 이 관계를 종종 연관 지어 생각해봤다. 우리에겐 32개의 치아가 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이가 하나하나 부러지는 고통을 겪으면 그 반복성 덕분에 둔감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고통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143p)

그는 마침내, 마침내 울고 있었다. 둘의 팔이 엉키던 순간, 바보 같고 유치한 둘만의 농담들, 학교가 끝난 후에 그녀의 집에 가서 창문으로 그녀가 책 읽는 모습을 지켜보며 떠올렸던 감정들이 기억났다. 그 모든 것이 그리웠다. 그는 그녀와 같이 노스웨스턴 대학에 다니면서 언제든 둘이 원할 때마다 자고 가는 자유를 누릴 거라고 생각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심지어 그것까지도 그리웠다. 그가 상상한 미래가 그립다니. (156p)

누군가를 아주 많이 사랑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결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만큼 사랑할 수는 없을 거야. (156p)

"음, 난 널 좋아해. 그리고 넌 내 앞에 있을 때는 카멜레온처럼 변하지 않잖아. 방금 그걸 깨달았어. 예를 들어 넌 내 앞에선 엄지손가락을 깨물잖아. 그건 지극히 개인적인 습관이라고 했는데, 내 앞에선 그 습관을 보여줬어. 그건 날 타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이잖아. 난 너의 비밀 아지트야. 넌 내가 너의 마음속을 조금 들여다보는 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야." (222p)

그 순간 린지가 알아차렸다. "아무도 해고하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했군요." (282p)

"필요 없는 일이 아니야. 우리 다음 세대엔 공장이 없을지도 몰라. 그래서 너의 자식들과 그 자식의 자식들에게 공장이 있을 때는 마을이 어땠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주고 싶었던 거야. 게다가 얘들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너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했지. 세상은 네가 상상한 대로 머물러 있지 않아, 아가." (283p)

이 이야기의 교훈은 과거에 일어난 일은 기억이 안 난다는 거야. 우리가 기억하는 것이 과거가 되어버리지. 그리고 두 번째 교훈은, 하나의 이야기 속에 여러 가지 교훈이 있을 수 있다면 차는 사람들이 꼭 차이는 사람보다 나쁜 것은 아니라는 거야. 실연이란 일방적으로 내가 당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나에게 일어나는 일일 뿐이거든." (303p)

* * *

나에게 성장소설은 늘 콩닥콩닥 설레고 조그마한 자극도 크게 다가온다.

똑똑하지만 천재는 아닌 '영재' 콜린. 열아홉 번 째 캐서린과의 이별로 가슴아파 하다 그의 유일한 친구 하산과 함께 하는 여행은 그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때마침 등장하는 린지. 캐서린은 아니었지만 콜린에게 린지는 캐서린 이상의 존재로 다가왔을 것이라 생각된다.

예민하고 감정이 풍부한 어린 시절의 풋풋한 정서가 느껴지는 소설 <이름을 말해줘>. 열아홉 살 소년이 겪었던 서로 다른 캐서린과의 관계로 정립하는 공통의 사랑공식. 발상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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