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2004)

 


공중그네

저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05-01-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못 말리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퍼뜨리는 요절복통 ‘행복 바이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무슨 일이야? 사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라부를 쳐다보자 "저 사람, 블랭킷 증후군이야"라며 어깨를 들썩였다. "블랭킷…… 증후군?" "그래. 스누피 만화에 늘 담요 끌고 다니는 라이너스라는 남자애 나오지. 거기에서 생긴 명칭." (61p)

"흥, 해." 고헤이가 시키는 대로 히로스케가 코를 풀었다. 그 모습을 보고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 아이는 자기 아버지를 믿고 모든 걸 맡긴다. 그러니 있는 힘껏 코를 풀 수 있는 것이다. 공중그네 캐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건 마음을 비우는 일. 가장 좋은 예가 이라부다. (120p)

"감기 예방주사예요. 공짠데 좋잖아요." 간호사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나쁘진 않겠지…….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저항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120p)

"선생님, 제발 그만 좀 하세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입스는 부정적인 쪽으로 암시를 걸기 쉬운 법이지. 아하하." (232p)

"다른 거요?" "정작 토해내야 할 감정들을 쌓아두고 있으니까, 위 속에 든 음식이 대신 나와버리는 거잖아. 강박증도 그 연장선상이지. 한밤중에 베란다에 서서 허공에 대고 다른 사람 욕이라도 실컷 떠들어보면 어떨까?" (274p)

"저기요, 호시야마 브랜드라는 게 있는 거거든요. 간판에 흠집을 내서야 되겠냐구요." "그러니까 일단, 간판을 내리는 거야. 그럼 홀가분해질 텐데." (285p)

"어쨌거나 인간에겐 변화가 필요해." "휴~." 아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아가 나지만, 납득할 만한 부분도 있다. 지금 자신은 지나치게 방어 자세다. (285p)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305p)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306p)

* * *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숨기고 살아간다. 대부분 그러한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솔직한 내 모습이 좋아서 나부터 마음을 열고 다가갔는데 언제부턴가 그 마음의 문이란게 닫혀가더라. 섣불리 남에게 나의 속내 또는 치부를 보이기 싫어지고 결국 나만의 동굴을 만든다.

의학박사 · 이라부 이치로.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연급 조연이라고나 할까. 이 사람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다. 이상하리만큼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이라부에게는 묘하게 마음을 열게되는 사람들. 뭔가 대단히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라부는 걱정과 근심 투성이인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준다.  

실은, 그들에겐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했고 그래서 이라부를 찾아가게 된 것이 아닐까.  

* * *

조금 엇나갔지만,.. 벌써 85세가 된 워렌 버핏. 최근 이런 기사를 봤다. 그는 자신의 건강 비결이 코카콜라와 아이스크림인데 즉, 6살 아이처럼 먹는 것이란다. 

잠시 어린 아이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본다. 아이로 돌아간다는 건 왠지 지금 내가 짊어지고 있는 마음의 짐과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이같은 마음으로 '순수하고 진실된 나'를 유지하면 그것이 고민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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