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2009)

 


주말엔 숲으로

저자
마스다 미리 지음
출판사
이봄 | 2012-12-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마스다 미리 만화, 드디어 국내 상륙!일본 30대 싱글 여성들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친구를 배려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부담이 된다면, 그 배려와 '소중함'은 조금 거짓이다. 라고 하야카와는 생각합니다. (9p)

* * *

"저 나무, 이름이 뭐야?"

"너도 밤나무야. 이 주변은 겨울이 되면 눈이 꽤 많이 쌓이는데, 너도밤나무는 추위에 강해서 잘 부러지거나 하지 않는대."

"강한 나무라서?"

"그게 말이지, 그 반대라서 그래. 너도밤나무는 부드러운 나무야. 부드러운 나무라서 건축재로는 사용할 수 없대. 그렇지만 너도밤나무는 추위에 무척 강해. 부드러운 나무는 눈이 쌓여도 휘어질 뿐, 부러지지 않는거지."

"부드러워서, 부러지지 않는다…." (30p)

* * *

"우리, 멈춰서 라이트를 꺼보자." "완전 캄캄해."

"응." "네가 안 보여."

"안 보여도 옆에 있어." (33p)

* * *

"그런데 배가 제대로 나아가지를 않아. 가려고 하는 방향에서 틀어져버려… 노 젓는 방법이 틀린 건가?"

"마유미~~ 손끝만 보지 말고 가고 싶은 곳을 보면서 저으면, 그곳에 다가갈 수 있어~" (49p)

* * *

"떠 있는 거 기분 좋아."

"노를 젓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우주가 이런 느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렇지 않아?"

"응, 그럴지도~" (61p)

* * *

"숲속에는 무언가 그리운 향기가 있어." "우리들은 계속 도시에 살았는데 말이지."

"왜일까." "그리운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알 수 없지만, 무언가 그리워지면 기분이 참 좋아져~" (65p)

* * *

"자세히 보니까 새가 참 귀엽네." "새에 따라서 좋아하는 장소가 달라. 덤불 속을 좋아하는 새도 있고, 낙엽이 있는 곳을 좋아하는 새도 있어. 먹이가 있는 곳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보고 싶은 새를 찾을 때는 그 새가 좋아하는 먹이가 있는 곳이 포인트야." (121p)

* * *

"하야카와, 저 새는 뭐야?" "세스코, 저건 참새야." "아, 네~"

"아는 새가 처음 본 새처럼 보이는 건 새의 아름다움이 보였다는 거야, 분명." (151p)

* * *

숲에서 찾은 일상의 깨달음. 파릇파릇한 풀내음이 느껴지는 만화다. 소소한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주말엔 숲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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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김영하 산문, 보다 (김영하, 2014)

부제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보다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09-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사람을, 세상을, 우리를, ‘다르게’ 보다 소설가의 눈에 비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물론 세일즈맨은 고객이 물건을 사도록 유혹할 자유가 있고 고객은 그 유혹에 넘어갈 자유가 있다. 이 때의 자유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정치적 개념이라기보다 강력한 저항이 없는 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제 뜻을 이루겠다는 힘의 논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20p)

누군가에겐 선택의 여지 없이 닥치고 받아들여야 하는 상태가 누군가에게는 선택 가능한 쿨한 옵션일 뿐인 세계. 세상의 불평등은 이렇게 진화하고 있다. (31p)

라캉은 히스테리자를 "자신의 욕망을 만족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려는 주체"로 정의한 바 있다. 영화 전체를 통해 서연은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바꾸는 식의 게임을 벌인다. (73p)

부모와 자식 간의 분리는 여간해서는 이뤄지지 않으며 거의 모든 애정관계가 부모(특히 이성 부모)와의 관계를 삼각형의 한 축으로 하여 형성된다. 남자는 연애와 결혼에 있어 반드시 자기 어머니를 삼각형의 한 축으로 상정하고, 여자 역시 아버지를 한 축으로 삼는다. (74p)

비록 우리가 나약한 어린아이로부터 비록되었다 해도, 부모가 우리에게 부과한 그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을 나는 거기에서 보았다. (83p)

전쟁을 다룬 많은 소설들은 대부분 전쟁 발발 직전의 평화로운 풍경으로 시작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전쟁 발발 직전의 인물들은 재앙을 암시하는 나쁜 징조들에 유념하지 않는다. 그들은 태연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곧 아무 의미도 없어질 문제들 때문에 마음을 졸인다. (85p)

다수 동조편향과 정상화 편향 덕분에 우리는 대한민국이나 할렘, 일본과 멕시코에서 태연히 살아갈 수 있다. 다른 곳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면서. (90p)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그렇게 결합돼 있다. (91p)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져라. 왜냐하면 모든 선과 악은 지각에 근거하는데, 죽음은 이러한 지각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가장 끔찍한 악인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자마자 우리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폴커 슈피어링『철학 옴니버스』, 본문 93p)

우울증 환자들은 인간이 혼자라는 것, 죽을 수 밖에 없는 가련한 운명이라는 것을 냉철하게 직시한다는 점에서 극단적으로 현실적이다. '혼자 죽는' 고통을 미리 맛보고 있는 그들에게는 삶이 이미 죽음이고 죽음이 곧 삶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들은 죽음으로 이 절대고독을 끝장내고자 한다. (94p)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 본문 98p)

한 작가에게 반복적으로 하나의 모티프가 지속적으로 관찰될 때, 즉 한 작가가 어떤 특정한 서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그 모티프 혹은 서술방식이 그의 샤워부스일 것이다. (104p)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심'을 담아 전하기만 하면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호메로스는 이미 이천팔백여 년 전에 그런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116p)

"(...) 인간은 원래 연극적 본성을 타고납니다. 이 본성을 억누르면서 성인이 되는 거에요. 다른 사람이 되려는 욕망, 다른 사람인 척하려는 욕망을 억누르면서 사회화가 되는 겁니다. 연극은 사람들 내면에 숨어 있는 이 오래된 욕망, 억압된 연극적 본성을 일꺠웁니다. 그래서 연기하면 신이 나는 거에요." (123p)

일상에서는 누구도 '컷'이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삶은 때로 끝도 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것만 같다. 그럴 때 누군가 이렇게 말해주면 참 좋을 것이다. "자, 다시 갑시다." (123p)

"사람들은 영화를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벽에 비쳐지는 평범한 그림인 영화는 현실의 환영이지 실재하는 물건이 아니다. (...) 소설은 전혀 다르다. 책을 읽을 때에는 단어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노력해야 하고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 냄새를 맡고, 물건들을 만져보고 복합적인 사고와 통찰력을 갖게 되고 자신이 3차원의 세계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폴 오스터『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본문 128p)

"꿈을 꿀 때는 그 꿈이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꿈이니까요. 우리는 소설도 진짜라고 생각하며 읽습니다. 하지만 머릿속 한구석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순되는 상황은 소설의 본질에서 옵니다. 소설 예술은 서로 모순되는 것들을 동시에 믿을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바탕을 둡니다." (오르한 파묵『소설과 소설가』, 본문 130p)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은 값이 떨어집니다.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어 서로 경쟁하며 값싸게 생산할 방법을 결국 찾아내거든요. 저희가 만드는 시계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이 아닙니다. 그러니 값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160p)

뉴로맨서의 작가 윌리엄 깁슨은 언젠가 이런 말을 남겼다. "미래는 이미 도착해 있다. 지역적으로 불균등하게 배분되어 있을 뿐." (170p)

* * *

우리는 정보와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본다'고 믿지만 우리가 봤다고 믿는 그 무언가는 홍수에 떠내려오는 장롱 문짝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리고 우리 정신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책상 앞에 앉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을 미루어볼 때, 생각의 가장 훌륭한 도구는 그 생각을 적는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 * *

소설가 김영하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 사람 글 참 쏙쏙 들어온다. 그리고 재미있다. 조만간 소장할 책 1위. ('읽다'와 '말하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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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오 해피데이 (오쿠다 히데오, 2007) 


오 해피데이

저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출판사
재인 | 2009-10-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티격태격 지지고 볶아도 집이 있어 행복한 여섯 남녀와 그 가족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흐음, 그렇구나. 노리코는 기운이 쭉 빠졌다. 세상은 15년 동안 전업 주부로 살아온 노리코가 주눅 들기에 충분할 만큼 힘센 자가 판을 치고 있다. (13p)

물건의 인기가 마치 자신의 인기만 같았다. 여기저기 오라는 데가 많았던 것도 처녀 시절 잠깐뿐, 결혼한 후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아, 들이쉬는 공기까지 상쾌했다. (19p)

가족이란 엄마와 아내에게는 참 무관심하다. 집 안에 당연히 있는 것, 이라고밖에 여기지 않는다. (27p)

두 손으로 뺨을 마사지하면서 생각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여배우는 타인의 시선을 받으면서 아름다워진다고 하지 않는가. 여자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한다. 나는 옥션에서 낙찰자에게 '아주 좋다'는 평가와 감사를 받아 자신감을 얻고 젊어졌는지도 모른다. (31p)

피식 웃는 한편 공감이 갔다. 너나 나나 모두 똑같다. 사람은 관계를 원한다. (39p)

서니 데이라. 어디든 가고 싶다. 바다든 산이든. 결혼한 후로 가족 아닌 사람과는 한 번도 여행한 적이 없다. 늘 집을 지켰다. 가족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세월 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마흔 세 살이 되었다. (45p)

노리코는 몇 번이나 꽃을 보고, 그럴 때마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 행복한 기분으로 앞으로 10년은 충분히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게는 가족이 있다. (48p)

결국 무인양품에서 한 시간 이상 돌아다니며 그릇과 조리도구까지 사고 말았다. 트렁크가 짐으로 가득찼다.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기분 좋은 피로감이었다. 쇼핑이 의외로 즐거웠다. (62p)

"남자는 말이야, 혼자서 방을 쓸 수 있는 건 가난한 독신 시절까지가 아닐까 싶어. 그런데 진짜 자기 방이 필요한 것은 삼십 대가 지나서잖아. CD나 DVD는 얼마든지 살 수 있어. 그리고 비싸기는 하지만 오디오 세트도 마음먹으면 살 수 있고. 하지만 그걸 즐길 수 있는 내 공간이 없단 말씀이야……." (78p)

"가구도 그렇고 조명도 세련되었지? 독신자들이 꿈꾸는 방이야. 좀 좁다 싶은 게 더 좋아. 무엇이든 금방 손에 닿으니까. 난 이 방에 있으면 젊은 시절이 생각나고,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에 재미있고, 푸근하고, 그래서 툭하면 들렀던 거야." (87p)

"그럼 이만 간다." 사카이는 발길을 돌려 힘차게 거실을 나가 복도를 성큼성큼 걸었다. 그리고 현관문이 소리 없이 닫혔다. 마사하루는 잠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야 음악을 마냥 틀어 놓았다는 것을 알았다. 볼륨을 줄였다. 옛날에 끔찍이도 좋아했던 스팅이 <셋 뎀 프리>를 노래하고 있었다. (90p)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식탁 의자에 앉아 타닥타닥 키를 두드린다. 마냥 켜 있는 라디오에서는 주부를 상대로 인생 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이 흐른다. 히로코는 이렇게 소박한 나날이 싫지는 않다. 크게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곧 마흔 살. 명실상부한 아줌마.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나이다. (103p)

다르게 살 수도 있었으려나. 히로코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삼십 대의 대부분을 집 안에서 지냈다. 인기 있다는 레스토랑 한 번 가지 않았다. 그러다 아줌마가 되고 말았다. 세상 일은 전부 텔레비전을 통해 보고 듣는다. (122p)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잠시 동안의 자유 시간. 딱히 백화점에 오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달리 갈 곳이 없으니까 발길이 절로 향하고 만다. 한동네에 같이 가자고 할만한 사람도 없다. 혹시라도 서먹한 사이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결국은 거리를 두게 된다. 주부는 모두 혼자다. (125p)

'빅 서프라이즈, 금일 당사 도산!' (139p)

유스케는 몸이 둥실 뜨는 가벼움을 느꼈다. 홀가분해진 후에야 중압감이 컸다는 것을 느꼈다. 나만 믿고 따르라고 호언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만큼의 책임감은 있다. (142p)

먹으면서 점차 풀이 죽었다. 자신이 제공한 반찬이 맛없다는 것은 설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세상 여자들은 자신이 만든 반찬에 내려지는 심판을 어떻게 견뎌 낼까. (146p)

우리 아빠 회사가 망했어요,라.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을 떠올리며 혼자 웃었다. 아이들은 솔직해서 좋다.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홀가분했다. 내일부터는 가슴을 좍 펴고 아들을 데려다 주고 데려올 수 있다. (148p)

"낙담하지 말라고. 고진감래라고, 시련은 견뎌 내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니까. 인간 도처에 청산은 있으니……." (157p)

노인이 종이봉투에서 책 한 권을 꺼내 유스케에게 건넸다. <역경을 이겨 내기 위한 50가지 명언>이라는 책이었다. 역경이라. 표정을 관리하기가 곤란했다. (173p)

아쓰코가 배를 잡고 웃었다. "그렇구나. 우리 부부가 세간의 오해를 사고 있구나."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의 뿌리가 깊잖아." (177p)

잘되었지, 뭐.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뭐가 잘되었다는 건지, 자신도 잘 몰랐지만. (183p)

"난 그런 아파트나 있었으면 좋겠다." (189p)

"나 말이지, 이 기회를 놓쳤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시나가와 역 주변은 사무실만 많지 커튼 가게는 한 군데도 없단 말이야. 재빨리 자리 잡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늘 이렇다. 재빠른 사람이 이긴다는 얘기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면 끝장이라는 뜻이 아닌가. (191p)

에이치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얼떨결에 하루요도 따라서 고개를 숙였다. 상대도 덩달아 고개를 숙였다. 아, 그렇구나. 단도직입이라는 게 이런 거로구나. 우리 남편은 이런 식으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구나. (225p)

뾰족 서 있던 것이 흐물흐물 꺾인 느낌이었다. 고슴도치가 치켜세웠던 바늘을 옆으로 누인 듯한. 아니면 네모난 치즈의 각이 녹아내린 듯한. 기분 전체가 둥글둥글해졌다. (227p)

* * *

요즘 왜인지 계속 기분이 축축해서  노랑노랑한(밝고 산뜻한) 책을 찾던 중 발견한 소설이다. 제목처럼 '해피'한 하루가 필요했던 것일까. 우연히 읽게 된 것 치고 꽤 잘 선택한 것 같다. (묘하게 끌리는 표지 또한 오쿠다 히데오의 느낌을 발산한다. 매력있다.)

[Sunny day], [우리 집에 놀러 오렴], [그레이프프루트 괴물], [여기가 청산], [남편과 커튼], [아내와 현미밥] 이렇게 6편의 단편으로 묶인 <오 해피데이>. 각기 다른 고민과 갈등을 안고 있지만 결국엔 사랑으로! 마무으리 되는 여섯 가족의 이야기이다.

늘 곁에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 가족. 일상에선 그리 부각되지 않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일까, 잠시 잊고 산다. 하지만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있다 없으면? 적어도 난, 허전하고 이내 불안해진다.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더 소중할 수밖에 없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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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2004)

 


공중그네

저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05-01-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못 말리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퍼뜨리는 요절복통 ‘행복 바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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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거야? 대체 무슨 일이야? 사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라부를 쳐다보자 "저 사람, 블랭킷 증후군이야"라며 어깨를 들썩였다. "블랭킷…… 증후군?" "그래. 스누피 만화에 늘 담요 끌고 다니는 라이너스라는 남자애 나오지. 거기에서 생긴 명칭." (61p)

"흥, 해." 고헤이가 시키는 대로 히로스케가 코를 풀었다. 그 모습을 보고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 아이는 자기 아버지를 믿고 모든 걸 맡긴다. 그러니 있는 힘껏 코를 풀 수 있는 것이다. 공중그네 캐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건 마음을 비우는 일. 가장 좋은 예가 이라부다. (120p)

"감기 예방주사예요. 공짠데 좋잖아요." 간호사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나쁘진 않겠지…….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저항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120p)

"선생님, 제발 그만 좀 하세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입스는 부정적인 쪽으로 암시를 걸기 쉬운 법이지. 아하하." (232p)

"다른 거요?" "정작 토해내야 할 감정들을 쌓아두고 있으니까, 위 속에 든 음식이 대신 나와버리는 거잖아. 강박증도 그 연장선상이지. 한밤중에 베란다에 서서 허공에 대고 다른 사람 욕이라도 실컷 떠들어보면 어떨까?" (274p)

"저기요, 호시야마 브랜드라는 게 있는 거거든요. 간판에 흠집을 내서야 되겠냐구요." "그러니까 일단, 간판을 내리는 거야. 그럼 홀가분해질 텐데." (285p)

"어쨌거나 인간에겐 변화가 필요해." "휴~." 아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아가 나지만, 납득할 만한 부분도 있다. 지금 자신은 지나치게 방어 자세다. (285p)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305p)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306p)

* * *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숨기고 살아간다. 대부분 그러한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솔직한 내 모습이 좋아서 나부터 마음을 열고 다가갔는데 언제부턴가 그 마음의 문이란게 닫혀가더라. 섣불리 남에게 나의 속내 또는 치부를 보이기 싫어지고 결국 나만의 동굴을 만든다.

의학박사 · 이라부 이치로.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연급 조연이라고나 할까. 이 사람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다. 이상하리만큼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이라부에게는 묘하게 마음을 열게되는 사람들. 뭔가 대단히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라부는 걱정과 근심 투성이인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준다.  

실은, 그들에겐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했고 그래서 이라부를 찾아가게 된 것이 아닐까.  

* * *

조금 엇나갔지만,.. 벌써 85세가 된 워렌 버핏. 최근 이런 기사를 봤다. 그는 자신의 건강 비결이 코카콜라와 아이스크림인데 즉, 6살 아이처럼 먹는 것이란다. 

잠시 어린 아이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본다. 아이로 돌아간다는 건 왠지 지금 내가 짊어지고 있는 마음의 짐과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이같은 마음으로 '순수하고 진실된 나'를 유지하면 그것이 고민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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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201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12-12-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히가시노 게이고의 차기 대표작으로 손꼽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하지만…. 그곳에 인적은 없었다. 누군가 지나간 기척조차 없었다. (37p)

아이를 업은 채 가쓰로는 불길 속을 달렸다. 어디를 어떻게 가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거대한 불덩이가 차례차례 습격해왔다. 온몸에 아픔이 내달렸다.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 벌건 불빛과 검은 연기, 그것이 동시에 온몸을 휘감았다. ... 중략 ... 의식이 아득해져갔다. 잠들어버릴 것 같다. 그 편지 글이 희미하게 뇌리에 떠올랐다. (147p)

"상담자가 누군지 알려고 해서는 안 돼. 그것도 규칙이야. 누군가 지켜본 걸 알면 그 사람은 두 번 다시 상담 편지를 넣지 못해."(173p)

"그런 거야 참 별일도 아닌데 말이야." 아버지는 편지들을 둘러 보았다. "다른 편지들도 그래. 대부분 내 답장에 감사하고 있어.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가만 읽어보니 내 답장이 도움이 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본인들의 마음가짐이 좋았기 때문이야. 스스로 착실하게 살자, 열심히 살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아마 내 답장도 아무 소용이 없었겠지." (199p)

하긴 이별이란게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나는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269p)

오늘 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올까. 나미야 잡화점의 존재가 자신의 인생에 큰 의미를 갖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지도 모른다. 벤츠가 사라진 뒤, 고스케는 편지를 우편함에 넣었다. 털썩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십이 년 만에 듣는 소리였다. 가슴에 고인 응어리가 툭 터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쩌면 이제야 마침내 결말이 난 것인지도 모른다고 고스케는 생각했다. (318p)

* * *

이름 없는 분에게.

어렵게 백지 편지를 보내신 이유를 내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건 어지간히 중대한 사안인 게 틀림없다, 어설피 섣부른 답장을 써서는 안 되겠다, 하고 생각한 참입니다. 늙어 망령이 난 머리를 채찍질해가며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결과, 이것은 지도가 없다는 뜻이라고 내 나름대로 해석해봤습니다.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난감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상담 편지에 답장을 쓰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멋진 난문을 보내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미야 잡화점 드림

편지를 다 읽고 아쓰야는 고개를 들었다. 두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모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자신의 눈빛도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아쓰야는 생각했다. (447p)

* * *

'힐링(Healing)' 도서로 유명해져 출간 후 쭈욱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소설<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가 타임워프(시간왜곡)를 소재로 따뜻함느껴지는 소설을 썼다는게 조금은 의아했지만, 읽다보니 역시 반전매력이 있다.

나의 가슴 속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 고민을 진심으로 함께 나눠준다는 것.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까.

* * *

'나미야 잡화점, 단 하룻밤의 부활'. 그 날이 온다면 난 어떤 고민이 담긴 편지를 적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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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 붉은 손가락 (히가시노 게이고, 2007)


붉은 손가락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07-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최신작 추리소설의 긴장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 * *

"장기 말에는 손대지 마라. 한참 대국을 하는 중이야." "나는 장기는 잘 모르지만 이거, 전에 봤을 때하고 별로 달라진게 없는 거 같은데?" "그럴리가 있냐? 시시각각 전황이 변하고 있어. 상대가 제법 고수라서 말이지." (7p)

"요즘 화장품을 갖고 놀아." "화장품을?" "내 화장품을 주물럭거린 모양이야. 루주로 장난을 쳐서 손이 저 꼴이 되었어. 완전 어린애하고 똑같다." (30p)

아버지가 죽고 3년쯤 지났을 무렵, 이번에는 어머니 마사에가 다리를 다쳤다. 연말 대청소를 하다가 넘어져 무릎 뼈가 부러진 것이다. 나이가 많은 탓에 복합골절이었다. 수술은 했지만 원래처럼 걸을 수는 없게 되었다. 외출을 하려면 지팡이가 필수품이고, 집 안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불가능했다. (36p)

"저어, 미안한데요. 핑크색 트레이닝복 입은 여자애, 못 보셨어요? 일곱 살인데."(39p)

늘 하던 대로 어린 아기 달래듯 조심조심 말을 붙이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나오미는 어렸을 때부터 걸핏하면 신경질을 내며 떼를 쓰는 성질이어서 어느새 그게 야에코의 스타일이 되어버렸다. 아키오는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육아의 대부분을 아내에게 맡겨온 이상, 이러니저러니 잔소리를 할 수도 없었다. (51p)

이건 완전 싸구려 드라마 아닌가, 하고 아키오는 문득 생각했다. 살인이라는 심각한 현실이 뒤엉킨 것만 아니라면 그는 아내의 너무도 연극적인 행동에 실소를 흘렸을지도 모른다. 설마하니 이런 판국에 그녀가 스스로에게 도취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지금까지 봐온 텔레비전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 그녀가 이런 행동을 생각해낸 건 틀림없어 보였다. (59p)

그러자 야에코는 등을 꼿꼿이 세우고 똑바로 앞을 향한 채 말했다. "내가 대신 자수할 거야." (72p)

"지금은 그냥 가만둬. 전부 끝난 다음에… 제대로 끝까지 감춰낸 다음에 천천히 이야기하면 좋잖아? 뭘 꼭 이런 때에 일부러 애를 괴롭히느냐고. 당신, 그러고도 아버지야?" ... 중략 ... 아닌게 아니라 그렇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눈앞에 닥친 위기를 뛰어넘는 게 선결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과연 끝까지 이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어처구니 없는 과오를 범한 아들과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눌 날이 정말로 오기나 할까……. (113p)

"여보……." 재촉하듯이 야에코가 말했다. "만약 이다음에 형사가 오면……" 아키오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만일 거짓말이 안 통하게 되었을 때는……." 입술을 핥았다. "그때는 어떻게 해?" "자수…… 시킬 거야." "여보!" 야에코의 눈이 험악해졌다. "그러니까 그건 안 된……" "끝까지 들어봐." 아키오는 심호흡을 했다. "나오미가 아니라……." (132p)

"저게 요즘 일본 가정의 한 전형이야. 사회가 고령화된다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나왔었어. 하지만 그에 따른 적합한 준비를 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이제 각 개개인이 떠맡게 된 거야." (139p)

"하긴 그렇다." 하지만 가가는 간단히 대꾸했다. "살아가는 것도 죽어가는 것도 혼자 몸이면 속 편하고 좋긴 하지." ... 중략 ...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의해서 결정돼. 그 사람이 그런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건 모두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 그랬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 (140p)

"화장품?" "엄마가 요즘 화장하는 데 관심이 있나봐. 하긴 다 큰 여자들이 하는 그런 화장 말고, 그저 어린애가 엄마 흉내를 내면서 루주로 장난치고 그러지? 그런 거하고 똑같아." "어머니가 그런 장난을 해?" (149p)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다툼쯤이야 세상에 흔해빠진 일이라고 결론을 내버리고 아키오는 시종 보고도 못 본 척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다 보니 집에 돌아오는게 마음이 무거워서 술집에 들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 속에서 한 여자를 알게 되었고 어느새 깊은 관계로 발전했다. ... 중략 ... 마침 그 무렵에 나오미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문제로 야에코가 상의를 해왔다. 시시하고 귀찮은 문제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오미를 나무랐다. 귀찮은 일을 만들어온 것이 짜증나고 분통이 터졌던 것이다. (153p)

어머니는 뒷마당으로 트인 쪽마루에 웅크린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문을 열고 사람들이 들어선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는지, 앞에 놓인 인형을 향해 중얼중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추레하게 때가 낀 오래된 프랑스 인형이었다. (217p)

어머니는 등을 돌린 채 웅크리듯이 앉아 있었다. 마치 돌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래, 잘한 거야.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어……. 아키오는 다시금 되뇌었다. (231p)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부부라는 건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질긴 인연으로 묶여 있는 법이죠. 그래서 그 힘든 간병도 견뎌낼 수 있었을 거예요. 때로는 도망쳐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고 어서 빨리 세상을 떠나줬으면 하고 비는 때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막상 그때가 닥치면 날아갈 것처럼 개운하지만은 않을 거예요. 간병에서 해방되면 그다음에는 강한 자기혐오에 빠지는 일이 많다더군요. 좀 더 잘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보내다니 정말 불쌍하다, 그런 식으로 자신을 나무란다는 거예요. 결국 그것이 원인이 되어 깊은 병이 들기도 하죠." ... 중략 ...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노인의 내면은 지극히 복잡하다는 거예요. 자신의 죽음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그런 노인네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 그런 정도밖에 없어요. 아무리 어리석게 보이는 일이라도 본인에게는 소중한 것이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253p)

"엄마, 갈 거야. 자, 일어서." 재촉을 받고 어머니는 꾸물꾸물 몸을 움직였다. 하루미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서 아키오 일행 쪽을 향했다. (257p)

하지만 이 가설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큰 전제가 뒤집히지 않으면 안 된다. 어머니는 치매증에 걸린 게 아니다……! (270p)

"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 인가요?" "그게 아니죠." 가가는 엄격한 어조로 말했다. "어니 세상에 자기 자식을 함정에 빠뜨리는 어머니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그쯤에서 마음을 돌리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273p)

마쓰미야는 입이 열리지 않았다. 교이치로 형을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게 부끄러웠다. 그는 그 나름대로 아버지와 정을 나누었던 것이다. ... 중략 ... 가가는 장기판 위에 말을 놓았다. 그리고 웃으며 아버지 쪽을 돌아보았다. "아버지, 기막힌 외통수인데? 아버지가 이겼어. 참 잘하셨어요." (286p)

* * *

줄거리 (옮긴이의 말)

평범한 한 가족에게 들이닥친 참혹하고도 어처구니 없는 살인사건. 도쿄 교외의 한적한 주택가 정원에 누워 있는 어린 소녀의 사체. 어째서 우리 집 정원에 아이의 사체가?

아내의 급한 전화를 받고 회사에서 돌아온 중년 아버지는 눈앞이 캄캄해진다. 내 아들이, 설마 내 아들이 이런 짓을 하다니…….

사건이 차례차례 해명되면서 평범하게만 보이던 한 가족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생활이, 상식적으로 살아왔다고 믿었던 소시민의 결코 상식적이지 않은 인격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 * *

술술 잘 넘어간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다. 언제나 그렇듯 치밀한 구성과 반전이 있다.

일본드라마 <백야행>으로 알게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시대를 막론하고 '엄마'가 '자식'에게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한가보다. 아들이 어머니를 범인으로 지목함과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에 슬픔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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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마스다 미리, 2015)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저자
마스다 미리 지음
출판사
이봄 | 2015-02-16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평균 연령 60세 고령화 가족의 가슴 찡한 일상 이 만화의 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pisode. 짐에 대해

"저기, 여보-" "네?"

"짐에 관한 얘긴데." "잼? 딸기잼이면 돼요? 왜요? 당신, 식빵 먹으려고요?"

"아니, 저기..." "근데, 아까 간식으로 찐빵 먹었잖아요. 어머 잊어버렸어요? 좀 전에 당신, 먹었어요!!"

"아니, 그러니까..." "아참, 따지는 듯한 말투는 안 좋다 그랬지."

"어이-" "나도 깜빡할 때가 있어요. 괜찮아요."

"짐." "네?"

"잼이 아니라 스포츠 짐(gym)의 짐." "아유, 뭐예요. 당신도 차암. 말을 똑똑히 하지... 짐이라면 왜. 다케우치 씨 남편이 다니는 것 같던데요. 등록해보기 전에 체험해볼 수도 있대요. 아, 그래서요? 당신은 무슨얘길?"

"물으려고 했던 것 다 알았어.

* * *

episode. 옷장 정리

옷장 정리를 하는 어머니 노리에 씨 입니다.

"이 스웨터 작년에 한 번이라도 입었나? 이 카디건은 사이즈가 좀 안 맞아~ 옛날에는 털실을 풀어서, 아이 스웨터를 떠주었지만 이제 그런 것도 입지 않을테고. 어머나 이 옷, 아직 있었네."

돌아가신 노리에 씨의 어머니 스웨터.

노리에 씨는 한번 불러보고 싶어졌습니다.

"엄마."

그리운 그 울림. 부를 수 없게 된 그 말.

"엄마. 도와줄까." "아냐. 곧 끝나."

* * *

episode. 희한한 습성

사와무라 씨 댁의 어머니. 외출에서 돌아올 때. 아주 잠깐, 딴 데를 봅니다.

엄마 뿐만이 아닙니다. 아버지 시로 씨도 여기서 딴 데를.

딸인 히토미 씨는 어떨까요. 역시 여기서 휙 돌아봅니다.

사와무라 가족의 특이한 습성일까요?

아뇨,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애지중지 키웠던 시바견 치비. 죽은 지 몇 년이나 지났지만. 치비 집이 있던 곳을 무심고 돌아보게 됩니다.

* * *

episode. 크리스마스 이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저녁은 외식할까." "그런 건 됐어~ 나간들 어디로 갈 거야."

"왜, 역 앞에 레스토랑 있잖아." "거기 망해서 편의점 됐어. 이브에 평균연령 60세인 가족이 갈팡질팡하는 거 싫어~~~"

"그래? 그럼 초밥이라도 배달시킬까?" "됐어, 됐어. 그냥 밥 먹어."

히토미 씨는 그냥 내버려두길 바랐습니다. (남친 없는 것 배려하느라 그런 것 다 보인다니까.)

"정말 괜찮아? 히토미." "괜찮다니까!!"

"닭 튀김이라도 해줄까." "마음대로.

"다녀왔어~ 케이크 사왔지!" "어머나."

(혹시 이 사람들. 나하고 관계없이 즐기는 거 아냐?)

"역앞에서 팔더라고." "이야~"

"오늘 저녁은 파티해요."

* * *

episode. 푸슝할래?

퇴근길의 히토미 씨입니다.

"하여간, 위에서 자꾸 의견을 바꾸니까~ 그 불똥이 전부 사원한테 오는 거잖아! 잔업, 잔업! 아~~~~ 어른이란 게 싫다 싫어."

"다녀왔어요~" "어서와라, 고생했네. 저녁 먹고 온 거지?

"응, 회사에서." "푸딩 있는데, 먹을래?"

"푸딩이라~ 어디의?" "어디긴 슈퍼에서 산 거지."

"제과점 것이 아니구나~" "투덜거리려면 먹지마라~"

"먹을래. 먹을래. 저기, 엄마앙. 커피도 좀~ 피곤해서 꼼짝도 못하겠어."

"푸딩은 푸슝할 거야?"

"응?" "그러니까 접시에 푸슝해서 먹을거냐고?"

어린 시절, 푸딩은 꼭 접시에 푸슝해서 먹고 싶어했던 히토미 씨. 긴 세월이 흘러도 어머니는 기억하시는군요.

"네, 푸슝해주떼요!"

* * *

episode. 가까운 곳의 힌트

"한 번이어도 좋으니 따보고 싶네요~" "뭘?"

"특허요." "특허?"

"발명품이 대박나면 큰돈 벌 수 있잖아요? 뭐 없을라나." "가까운 곳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이 방에도 힌트가 굴러다닐지 모르지."

"음~~ 뭐가 있으려나?" "불편하게 느끼는 점 같은 것 없어?"

"있어요. 있어. 불편한 것." "오, 뭔데?"

'싱크대 아래 선반'이라고 말하려다, 노리코 씨는 그만두었습니다. 그것은 옛날에 시로 씨가 만들어 준 선반이거든요.

"저기, 병뚜껑이 단단해서 잘 안 열려요." "그런 상품은 벌써 나와 있을걸."

조금쯤 불편해도 사랑이 담긴 선반이지.

"전병을 대신 씹어주는 기계는 어때?" "필요 없어요."

* * *

마스다 미리의 그림체는 단순하고 밋밋해서 가벼운 내용일 것 같지만 그리 가볍지 않다. 내게 항상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래서 좋다.

내 나이 40세 쯤이면 우리 아빠 엄마는 '고희'겠다. 나이가 더해가며 애정이 돈독해지신, 지금껏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다가 이제 온전히 두분만 남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를 볼 때면 내가 더 가슴이 설렌다. 나도 더 애틋하고 애정넘치게 살아야지! 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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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2013)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시인은 숙련된 킬러처럼 언어를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하는 존재입니다." 그때는 이미 수십 명의 사냥감을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해 땅에 묻은 뒤였다. 그러나 내가 한 일이 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살인은 시라기보다 산문에 가깝다. 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8p)

금강경을 읽는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일으킬지니라." (9p)

"기차 레일이 끊어지는데도 그걸 모르고 화물차가 계속 달려온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떻게 되겠습니까? 레일이 끊어진 지점에 기차와 화물이 계속 쌓이겠죠? 난장판이 되겠죠? 어르신 머릿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입니다." (45p)

머리가 복잡하다. 기억을 잃어가면서 마음은 정처를 잃는다. (48p)

프랜시스 톰프슨이라는 자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서 태어나 자신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 나를 낳은 어머니, 당신 아들이 곧 죽어요. 뇌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혹시 나는 인간 광우병이 아닐까? 병원에서 숨기고 있는 걸까? (48p)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는게 유일한 위안이다. 죽기 전에 바보가 될 테고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될 테니까. (52p)

배가 고파 국수를 말아먹었다. 먹다보니 맛이 이상하다. 뒤늦게 깨닫는다. 간장을 넣지 않았다. 간장이 어디 있나 아무리 찾아도 없다. 새로 하나 사야 할 것 같다. 내가 죽은 후에 집 어디선가 수십 개의 간장병이 발견되는 건 아닐까. 설거지를 하다가 다시 좌절. 먹다 남긴 국수가 그릇째로 개수대에 들어 있었다. 오늘 식사는 국수만 두 그릇. (56p)

메모지에 '미래 기억'이라는 말이 뜬금없이 적혀 있다. 뭘 보다가 적어놓은 걸까. ...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미래 기억'은 앞으로 할 일을 기억한다는 뜻이었다. 치매 환자가 가장 빨리 잊어버리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식사하시고 30분 후에 약을 드세요"같은 말을 기억하는 게 바로 미래 기억이란다. 과거 기억을 상실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미래 기억을 못하면 나는 영원히 현재에만 머무르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어쩌랴, 레일이 끊기면 기차는 멈출수밖에. (93p)

수치심과 죄책감: 수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이다. 죄책감은 기준이 타인에게, 자기 바깥에 있다. 남부끄럽다는 것. 죄책감은 있으나 수치는 없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타인의 처벌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나는 수치는 느끼지만 죄책감은 없다. 타인의 시선이나 단죄는 원래부터 두렵지 않았다. 그런데 부끄러움은 심했다. 단지 그것 때문에 죽이게 된 사람도 있다 ―나같은 사람이 더 위험하지. 박주태가 은희를 죽으도록 내버려둔다면 그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나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105p)

치매 환자로 산다는 것은 날짜를 잘못 알고 하루 일찍 공항에 도착한 여행자와 같은 것이다. 출발 카운터의 항공사 직원을 만나기 전까지 그는 바위처럼 확고하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태연하게 카운터로 다가가 여권과 항공권을 내민다. 직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죄송하지만 하루 일찍 오셨다고 말핟나. 하지만 그는 직원이 잘못 봤다고 생각한다. ... 이런 일이 매일같이 반복된다. 그는 영원히 '제때'에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채 공항 주변을 배회하게 된다. 그는 현재에 갇혀 있는게 아니라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그 어떤 곳. '적절치 못한 곳'에서 헤맨다. 아무도 그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외로움과 공포가 점증해가는 가운데 그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126p)

문득, 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무엇에 진 걸까. 그걸 모르겠다. 졌다는 느낌만 있다. (143p)

* * *

간결하게 압축된 남성적인 문체와 단호하고 전진적인 속도감으로 독자의 시선을 움켜줘버린. 그래서인지 '너무' 잘 읽히는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연쇄살인'과 '치매'라는 소재를 잘 버무렸다. 살인자와 치매환자가 느끼는 두가지 감정을 모두 풀어내고 있어 신선하다. 가슴에 남았던 내용을 추려보니 살인보단 '치매'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많다.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올 수 있지만 겪지 않아 생소했던 질병이 내 주위사람 또는 나에게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관심있게 봤다. 미래 기억을 잃고 결국엔 현재의 사람도 과거의 사람도 아닌 우주의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리는 '나'라는 존재.

우리는 남의 고통 속에 태어나 나의 고통으로 죽게된다. 무섭지만 사실이다. 그러나 출생과 사망, 어느 것도 내 의지에 따른 건 없다. 자살을 제외하고 말이다. 

다만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선택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급 마무리.

 * * *

살인이 치매로 덮어질 수 있는 행동일까? 치매가 오기 전에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은 죄를 받아 마땅하지만 살인과 치매가 모두 현재진행형이었다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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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입장 티켓이 생겨 가게된 서울오픈아트페어

집 가까운 코엑스에서 한다기에 지나가는 길에 들린 수준

오랜만에 갤러리 구경 져타 :^)

서울오픈아트페어 (Seoul Open Art Fair, 2014)

http://www.soaf.co.kr

 

빠알간 장미와

꽃을 든 남자




알록달록 판자 집들



 

청록색 바다가 인상적인 작품도 있당

연속되는 이미지 3컷이 쪼로록~

같이 보니 더 예뻤다!



 

반짝반짝 별이 머리 위에 우수수수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 편안해보여 :^)



 

나의~ 사랑하는 그녀에게로 보내는 장미꽃 한가득!

눈을 지긋이 감은 모습이 실감난당



 

내가 넘 좋아하는 <진주걸이를 한 소녀>

가까이 보면 작은 사진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요것도 같은 방법으로 만든 작품 :)

(작은 사진들이 실은 상당히 야한 이미지였다는 건 비밀!)



 

여자만 색감을 살려서

마치 영화 속 여주인공을 보는 듯한 그림

손에 꼬옥 쥔 명품백이 의미하는 바가 있을까?



 

짙은 노란색의 장미꽃과 노랑나비 한마리

큰 꽃잎이 매혹적인 그림이다

질감이 느껴져서 더 이뽀



 

화려한 빛을 내뿜는 도시의 야경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빛이 굉장히 강렬하당!



 

요것도 사진으로 많이 본 듯한 그림, 색감이 예뻐서 :*)


 


파란지붕 하얀골목으로 유명한 그리스 산토리니


 


태양빛으로 붉게 물든 하늘이 인상적 :)


 


이것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

모두 빨간 색으로 마치 한 지붕을 쓰고있는 듯 한 프라하의 전경

넘 가보고 싶은 곳, 체코♩


 


추억의 만화 '바우와우'를 쏙 빼다 놓은 귀요미 멍멍이 네마리 :p

집에 가져가고 싶었던 작품 1순위 흐엉 귀여워


 


찜질방 온 야옹이 & 띠용띠용 안경을 쓴 치와와


 


5가지 이내의 색을 쓴

깔끔한 꽃그림도 있당

난 요렇게 정사각형 프레임이 좋더라 ♡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듯 한 그림

아이의 눈 속에 보이는 아픈 지구의 모습

인상을 찌푸린 눈썹에서 근심과 걱정이 느껴진다


 


좀 더 강한 느낌의 작품

색감도 더 어둡고 시선 자체가 강한데

마치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 같았당


 


세상의 온갖 근심을 모두 품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매우 우울해보이는 한 남자

옷도 입지 않은채로 깊은 물 속으로 빠지고 있는 모습 같아

슬픈 느낌을 받았다


 


"삐에로를 수배합니다."

(잡히지 말기를)


 


달리는 경주마 사이에 검은 자동차

말의 움직임에서 자동차의 속도감을 느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목청크게 울고있는 아기

너무 울어서 눈도 퉁퉁 부었네 :(


 


토끼와 여성 그리고 공주 또는 왕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났다

빨간 리본머리띠가 청순하구나


 


꽃향기가 섞여서 나는 듯한 그림



사실 피노키오의 삶은 화.려.했.다.


 


무엇을 상상하는지 설레는 표정으로

꽃머리를 한 아가씨

너무나 고와요



 

빨강 보라 남색 철사를 동그랗게 꼬아만든 꽃

호수에 무수한 꽃이 떨어진다

이제보니 꽃사진이 참 많네 :^)



 

천으로 박음질해 만든 그림

소재가 특이해

단추는 벽시곈가? :) 



 

오빠 :^)

오늘도 내 손 꼬옥 잡아줘서 고마워

그런데에~

나비 그만 보구 빨리와♥



[2014.05.10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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