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기억 전달자[The Giver] (로이스 로리, 1993)

 


기억 전달자

저자
로이스 로리 지음
출판사
비룡소 | 2007-05-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84』『멋진 신세계』『시녀 이야기』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마을은 정확히 질서가 잡혀 있었고 선택은 아주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82p)

"조너스, 조너스, 조너스!"

조너스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새로운 직무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아기 칼렙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걸 느꼈다. (...)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이 가득 차는 것도 느꼈다. 조너스는 기억보유자로 선출되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아니면 무엇이 자신이 될지 알지 못했다. (109p)

지난 십여 년 동안 여기 아이들 모두가 언어의 정확한 사용법을 훈련받았지만 어제 조너스가 경험한 햇볕의 따스함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조너스로서는 조용히 듣기만 하는게 더 쉬웠다. (152p)

"모든 게 똑같으니까 선택할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입을 때 제가 옷을 고르고 싶어요! 파란 옷을 입을까, 빨간 옷을 입을까 하고 말이에요." (166p)

"우리에게 아직 사랑이 있었으면 해요." (215p)

"저는 그 사람들이 만든 불빛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그 따뜻함도요." (216p)

"난 오늘 슬펐어."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고 가족들은 어머니를 위로했다. 하지만 조너스는 진짜 슬픔을 느꼈다. 뼈저린 비통함을 겪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빨리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진짜 슬픔은 훨씬 더 심오한 감정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법이었다. 그저 느낄 수 있을 뿐. (224p)

조너스가 물었다. "아버지가 아기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나요?" "아니야, 난 단지 선택할 뿐이란다. 아기들 체중을 달아서 무거운 아이를 옆에서 기다리는 보육사에게 넘겨 준 다음, 가벼운 아이를 안아 씻기고 다독거리지. 그런 다음에 나는 조촐하게 임무 해제 기념식을 하고……." 아버지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가브리엘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다음엔 잘 가라고 손을 흔들지." 아기에게 말할 때 쓰는 아주 달콤한 목소리였다. 거기다 아버지는 친숙한 동작으로 손을 흔들었다. (232p)

* * *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모든 것을 통제하는 세상. 그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단 하나의 '기억 보유자(Receiver)'와 새로운 기억 보유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기억 전달하는 '기억 전달자(The Giver)'의 이야기이다.

이름, 배우자(결혼), 가족 구성, 직위(직업) 그리고 생명 유지의 지속여부까지 정해진 규칙에 의해 결정된다.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부적합 판결을 받으면 '임무 해제'라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위원회와 기억 보유자를 제외하곤 누구도 임무 해제의 의미를 모른다. 임무 해제를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곳은 너무 명료해서 무섭기까지 하다.  

공동체는 '기념식'이라는 단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고 설레게 한다. 그리고 그들 또한 위험요소가 없고 늘 같은 안정적인 삶에 감사함을 느낀다. 대신 그러한 삶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면 그 즉시 '임무 해제'라는 제재가 가해진다. 즉,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극단적인 제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불필요한 감정적 소모 없이 완벽한 행복에 이르기 위하여..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위하여...

 * * *

1994년 뉴베리 상을 수상한 <기억 전달자>는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자연과 인공, 전쟁과 평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숨어있다. (역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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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일상의 유혹, 기호품의 역사 (탄지옌광, 2015)

 


일상의 유혹, 기호품의 역사

저자
탕지옌광 (엮음) 지음
출판사
시그마북스 | 2015-04-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귀족의 사치품에서 대중적 기호품으로 세상을 바꾼 20가지 물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세월을 타고 흐르는 향기의 역사 '향수'

누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가 '담배'

세계 정복의 여정 '커피'

매혹적인 향기와 씁쓸한 감미로움 '초콜릿'

미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환상적인 세계 '향료'

보는 순간 빠져드는 초록빛 액체 '압생트'

1976년 파리 심판의 날 '와인'

바다의 정복자 '럼주'

길 위의 아메리칸드림 '캠핑카'

수수께끼와 같은 마력 '매직 큐브'

* * *

남들과는 다른, 특권이라 할만한 그 시절 '사치품'이 일상의 '기호품'으로 선택 가능해지기까지의 히스토리를 담은 책 <일상의 유혹, 기호품의 역사>는 유혹적인 스무가지 물건(기호품)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아우르며 알기 쉽게 소개한다.

* * *

+ 와인

자국의 와인 품질에 대해 신앙과도 같은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인을 아찔하게 만든 사건! 넘사벽이었던 프랑스 와인의 자리를 흔들어 놓은 '스택스 립 와인 셀러스(Stag's Leap Wine Cellars)'와 '샤토 몬테레나(Chateau Montelena)', 그리고 시음회를 연 와인 판매상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의 이야기에 와인의 와자도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시음하고 싶었다 :)  

+ + 럼주

영국에서 럼주가 '넬슨의 피(Nelson's blood)'라고 불리게 된 배경에 헉! 소리나게 놀랐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 + + 커피

우리는 찻잎을 우려낸 차 한잔을 마시며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맛에 빠지고,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 여유를 되찾는다. 그러나 찻잎을 몇 차례 우려내고 나면 차향은 점점 옅어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마치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귀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커피는 차처럼 여러 번 우려내는 맛이 아니다. 한 번 내린 커피를 다 마신 후 또 마시려면 다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야 한다. 하나의 여정이 끝난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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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3 (마스다 미리, 2010)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3

저자
#{for:author::2},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3#{/for:author} 지음
출판사
애니북스 | 2015-03-31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한 번뿐인 인생을 ‘이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일명 ‘여자 공감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 당시엔 전화도 자주 했었잖아." "그랬지."

"매일 밤 누구 한 사람이 전화를 걸었잖아. 자기 전에 말야. 그래서 결혼할 때 좀 섭섭했었어." "뭐가?"

"그렇잖아, 더는 전화로 "잘 자"란 말을 못하게 되니까. 사쿠짱은 안 섭섭했어?" "어? 전혀. 치에코가 내 눈앞에 있는데, 뭘."

- 제77화 세월은 흐른다 -

* * *

어른이 된 치에코 씨는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치에코 씨는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언짢거나 귀찮은 일도 있지만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고 일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도 있습니다. 만약 인생을 한 번 더 살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지금과 같아도 괜찮지 않을까.' 치에코 씨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시 살 기회가 세 번 주어진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할래요? 치에코 씨.

'글쎄… 그러면 두 번째 인생은' 대가족도 괜찮겠다고 치에코 씨는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쌍둥이도 있고. 그리고 두 번째 인생이 끝나고 마지막 세 번째 인생은 다시 첫 번째인 지금과 같은 인생이면 좋겠다고 치에코 씨는 생각했습니다.

- 제85화 두 번째 인생, 세 번째 인생 -

* * *

치에코 씨는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에서 장을 보고 있습니다. 회사원인 치에코 씨는 일이 끝나고 집 근처 전철역에 내리면 늘 남편 사쿠짱과 슈퍼에서 만나 같이 저녁 찬거리를 사는 게 일과인데요. 아니, 일과라기 보다는 소소한 데이트라 할 수 있는데요. 한 달에 몇 번 정도는 치에코 씨가 식품 매장에서 도시락을 사가는 게 두 사람의 이벤트가 됐습니다.

식품 매장을 두리번거리면서 치에코 씨는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고를 때는 자기가 먹을 것을 고를 때보다 더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구나. '우와, 맛있겠다~ 이것도 사쿠짱이 좋아하겠다. 돈가스도 괜찮을까~ 카레 세트도 사쿠짱이 좋아하는데~' "저기요, 2색 카레 세트 하나 주세요. 야채 카레랑 돼지고기 카레 두 종류로 할게요." 치에코 씨, 즐거워 보이네요.

- 제88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

* * *

마스다 미리의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3>.

다른 사람들은 모를 '둘 만의 세계'는 평범하고도 사랑스럽다. 사쿠짱과 함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생각하는 치에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사랑을 뿜어주는 사쿠짱이기에 치에코의 애정 또한 단단해 보인다.

둘이 하나가 될 순 없지만, 서로가 한 곳을 향한다는 합일이 있다면 부부의 삶은 더 유쾌할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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