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센트럴 파크 (기욤 뮈소, 2014)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저자
기욤 뮈소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4-12-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기욤 뮈소는 여전하다!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의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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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가브리엘은 마치 터치라인에 선 선수 같았다. "인생에서 확신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p.41)

알리스와 가브리엘은 부둣가로 나와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수갑을 풀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풀린 건 아니었지만 가장 심각한 당면과제를 해결한 건 분명했다. 두 사람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항만 근처를 어슬렁거렸다. 어느새 바람은 한결 따스해져 있었다. 코발트빛 하늘이 산업지대 특유의 황량한 느낌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날씨가 맑은 탓에 멀리 자유의 여신상과 뉴저지에 이르는 뉴욕만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p.51)

우리의 생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때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지닌 모순, 두려움, 회한, 분노, 머릿속에 들어 있는 복잡한 생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품어 안아주는 당신의 반쪽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당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켜주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p.87)

알리스는 이제야 비로소 가브리엘의 진면목이 보이는 듯했다. 수사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된 형사, 여러 날 잠을 설치면서도 범인의 심리와 행동반경을 집요하게 캐내는 형사, 범인체포를 운명으로 믿는 형사……. 알리스 자신도 역시 그런 형사였으니까. (p.171)

"세이무르와 아버지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지 못했을 거에요. 나는 출산을 앞둔 아기와 사랑하는 남편을 같은 날에 잃었고, 배를 수없이 난자당해 죽음 일보직전까지 갔었어요. 당신이라면 그렇게 끔찍한 일을 당하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p.248)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 존재한다. 나는 시련을 다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살아남는다. 과거의 상처가 여전히 나를 질식시키고 있었지만 나를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지켜주는 사람들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p.252)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2013년 10월 15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은 23시 59분입니다. (p.268)

나는 모든 걸 기억한다. (p.281)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하지. 알리스에게 현재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나?" (...)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p.307)

"제발 그러지 말아요, 알리스." (...) "나는 당신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자란 동네도 구경시켜주고 싶고, 송로버섯을 넣은 맥치즈도 만들어주고 싶고, 재즈도 듣고 싶고, 감명 깊게 읽은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p.328)

* * *

종이 여자(La fille de papier)에 이어 본 기욤 뮈소의 <센트럴 파크>.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는 진부할지라도 이 소설가의 스토리 구성 능력은 놀랍다.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반전 마저도 소설 자체가 품고 있는 이미지 때문인지 나름 귀엽고 사랑스럽다 :p (사랑에 빠지는 걸로 결론이 나는 건 마치 헐리우드 액션물을 보는 것 같아.) 재미있다. 재미있다. 나는 모든 걸 기억한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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