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3 (마스다 미리, 2010)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3

저자
#{for:author::2},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3#{/for:author} 지음
출판사
애니북스 | 2015-03-31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한 번뿐인 인생을 ‘이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일명 ‘여자 공감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 당시엔 전화도 자주 했었잖아." "그랬지."

"매일 밤 누구 한 사람이 전화를 걸었잖아. 자기 전에 말야. 그래서 결혼할 때 좀 섭섭했었어." "뭐가?"

"그렇잖아, 더는 전화로 "잘 자"란 말을 못하게 되니까. 사쿠짱은 안 섭섭했어?" "어? 전혀. 치에코가 내 눈앞에 있는데, 뭘."

- 제77화 세월은 흐른다 -

* * *

어른이 된 치에코 씨는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치에코 씨는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언짢거나 귀찮은 일도 있지만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고 일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도 있습니다. 만약 인생을 한 번 더 살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지금과 같아도 괜찮지 않을까.' 치에코 씨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시 살 기회가 세 번 주어진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할래요? 치에코 씨.

'글쎄… 그러면 두 번째 인생은' 대가족도 괜찮겠다고 치에코 씨는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쌍둥이도 있고. 그리고 두 번째 인생이 끝나고 마지막 세 번째 인생은 다시 첫 번째인 지금과 같은 인생이면 좋겠다고 치에코 씨는 생각했습니다.

- 제85화 두 번째 인생, 세 번째 인생 -

* * *

치에코 씨는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에서 장을 보고 있습니다. 회사원인 치에코 씨는 일이 끝나고 집 근처 전철역에 내리면 늘 남편 사쿠짱과 슈퍼에서 만나 같이 저녁 찬거리를 사는 게 일과인데요. 아니, 일과라기 보다는 소소한 데이트라 할 수 있는데요. 한 달에 몇 번 정도는 치에코 씨가 식품 매장에서 도시락을 사가는 게 두 사람의 이벤트가 됐습니다.

식품 매장을 두리번거리면서 치에코 씨는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고를 때는 자기가 먹을 것을 고를 때보다 더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구나. '우와, 맛있겠다~ 이것도 사쿠짱이 좋아하겠다. 돈가스도 괜찮을까~ 카레 세트도 사쿠짱이 좋아하는데~' "저기요, 2색 카레 세트 하나 주세요. 야채 카레랑 돼지고기 카레 두 종류로 할게요." 치에코 씨, 즐거워 보이네요.

- 제88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

* * *

마스다 미리의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3>.

다른 사람들은 모를 '둘 만의 세계'는 평범하고도 사랑스럽다. 사쿠짱과 함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생각하는 치에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사랑을 뿜어주는 사쿠짱이기에 치에코의 애정 또한 단단해 보인다.

둘이 하나가 될 순 없지만, 서로가 한 곳을 향한다는 합일이 있다면 부부의 삶은 더 유쾌할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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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마스다 미리, 2010)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저자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글,그림/박정임 역 지음
출판사
이봄 | 2012-12-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마스다 미리 만화, 드디어 국내 상륙!일본 30대 싱글 여성들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꽃꽃이 교실에 다니기 시작한 지 4개월. 꽃꽃이도 즐겁고 다른 강습생들과도 잘 지낸다. 나름대로는. 그리고, 앞으로도 '나름대로'를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를 넘어서고 싶지 않은 기분. 자신을 방어하기만 하는 나. 예전부터 이랬던가? 나이가 들어서일까? (37p)

"엄마가 지금 제일 원하는 건 뭐야?" (...) "고모는 '보장'을 원한대." "보장? 그런거라면 엄마는 존재감을 원해. 엄마는 가끔 말이지, 바깥 세계에서 혼자만 뒤떨어진 기분이 들기도 해~" (49p)

지금, 갖고 싶은 옷이 그다지 없어~ 외출할 일도 없으니, 가고 싶은 곳도 없다는 기분이 들어. 이렇게 이렇게도 많은 옷들이 널려 있는데. 나는 원하는 것이 없다. 원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나인데 이 허전한 느낌은 뭘까? 그렇지만, 다들 이렇게 말하지.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듣기 싫어." (57p)

집안일에 지장이 없는 범위. 가족에게 소홀하지 않을 범위. 왜. 나의 세계에는 그런 조건이 붙는 걸까? (84p)

직장 동료의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내일은 그녀의 몫까지 일해야 합니다. 괜찮습니다.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내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느낌이 든다. 도와주는 횟수. 정말로 서로 돕는 거 맞나? (93p)

'영차'가 어울리게 된 나. 더이상. 사랑을 할 리도 없다. 길거리에서 뒤돌아봐 주는 사람도 없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일을 하려고 생각했지만 그때가 되고 보니 이미 일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일도 집안일에 지장이 없는 범위라고 정해져 있어서 만약 일을 한다고 해도 가족이 고마워할 것도 아니다. 억지로 일을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행복한 거라고 모두들 말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나는, 내 자신이 희미해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계속 희미해지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102p)

모두가 가르쳐준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그런데 타이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109p)

"리나야, 작문! 뭐가 되고 싶다고 쓸 건지 정했니?" "음~ 몰라.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난, 누구도 되고 싶지 않아." (120p)

"엄마~ 숙제 있잖아." "숙제?" "왜 '주'자로 단어 만들기! 선생님한테 칭찬 받았어. 나 '주인'이 아니라 '주인공'이라고 썼어." (121p) 

* * *

나는 태어났고 지금 여기 '있다'. 있다는 것은 이미 '존재'함을 뜻한다. 다만 나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내 삶의 우선적인 가치와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산다는 건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만이 행복한 건 결코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고 또 누구에게나 행복도 있듯이.

나이듦, 결혼, 그리고 자녀 양육은 각기 서로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어 더 기쁜 삶이리라. 우리는 이 모두 취할 수 없고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지만 말이다.

* * *

나이는 선택할 수 없다! 때문에 지나가는 시간을 푸념하고 속상해하기 보단 달콤 쌉싸름한 하루를 감사하며 만끽하기를 :) 매일 아침 바란다. (하아아...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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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2012)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저자
마스다 미리 지음
출판사
이봄 | 2014-03-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여자만화가 마스다 미리를 통해 엿보는 남자들의 속마음마스다 미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찾았다! 『새클턴의 위대한 항해』."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인류 최초의 남극대륙횡단을 시도한 영국 선원들의 탐험기다. 도중에 조난을 당한 선원들은 얼음의 바다. 말하자면 무인도에 고립된다. 배를 버리고 얼음 속을 걷기로 결정했을 때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소지품을 줄이는데, 모두, 금화를 버리고 가족사진을 선택한다. (27p)

『개 같은 내 인생』. 대학 다닐 때 친구에게 빌려 봤던 스웨덴 영화. 사랑하는 엄마가 병에 걸려 멀리 친척집에 맡겨진 소년의 이야기. 소년은 쓸쓸해지면 라이카를 생각한다. 1957년 인공위성 실험에서 우주로 쏘아 올려진, 홀로 죽어간 개, 라이카. '로켓에는 애초부터 돌아오는 장치가 없었지.' (73p)

쓰치다 씨는 아마도, 정말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귄다면 상당히 잘 맞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어쩌면 결혼까지 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애인과 헤어지면서까지 사귀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을 하면 점점 좋아지다가 조금 싫은 부분도 보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싸우고 화해하며 서로 조금씩 익숙해지며 정이 생깁니다. 그 과정을 쓰치다 씨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이제 귀찮아.' 이 넓은 하늘 아래에는 어쩌면 내게 훨씬 더 잘 맞는 남자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사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92p)

'내일이 아직 무엇 하나 실패하지 않은 새로운 하루라고 생각하면 기쁘지 않아?' (105p)

말썽만 일으켜서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퇴학을 당한 토토. 그런 토토가 그다음에 간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넌 사실은 착한 아이란다'라고 계속 말해주었지. 넌 사실은 착한 아이란다.라는 말, 어른이 되어도 모두 듣고 싶은 말이 아닐까. (153p)

인생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아무것도 찾을 필요가 없다. 알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나의 집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하룻밤을 자고 다시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164p)

* * *

요것도 재밌다. 마스다 미리가 '남자'의 관점에서 쓴, 30대 독신남 쓰치다의 일상, 직장, 결혼,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만화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를 느낄 수 있다. 번외편이 더 재밌는. 역시 모든 것은 타이밍 :)

* * *

나의 우주는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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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마스다 미리, 2015)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저자
마스다 미리 지음
출판사
이봄 | 2015-02-16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평균 연령 60세 고령화 가족의 가슴 찡한 일상 이 만화의 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pisode. 짐에 대해

"저기, 여보-" "네?"

"짐에 관한 얘긴데." "잼? 딸기잼이면 돼요? 왜요? 당신, 식빵 먹으려고요?"

"아니, 저기..." "근데, 아까 간식으로 찐빵 먹었잖아요. 어머 잊어버렸어요? 좀 전에 당신, 먹었어요!!"

"아니, 그러니까..." "아참, 따지는 듯한 말투는 안 좋다 그랬지."

"어이-" "나도 깜빡할 때가 있어요. 괜찮아요."

"짐." "네?"

"잼이 아니라 스포츠 짐(gym)의 짐." "아유, 뭐예요. 당신도 차암. 말을 똑똑히 하지... 짐이라면 왜. 다케우치 씨 남편이 다니는 것 같던데요. 등록해보기 전에 체험해볼 수도 있대요. 아, 그래서요? 당신은 무슨얘길?"

"물으려고 했던 것 다 알았어.

* * *

episode. 옷장 정리

옷장 정리를 하는 어머니 노리에 씨 입니다.

"이 스웨터 작년에 한 번이라도 입었나? 이 카디건은 사이즈가 좀 안 맞아~ 옛날에는 털실을 풀어서, 아이 스웨터를 떠주었지만 이제 그런 것도 입지 않을테고. 어머나 이 옷, 아직 있었네."

돌아가신 노리에 씨의 어머니 스웨터.

노리에 씨는 한번 불러보고 싶어졌습니다.

"엄마."

그리운 그 울림. 부를 수 없게 된 그 말.

"엄마. 도와줄까." "아냐. 곧 끝나."

* * *

episode. 희한한 습성

사와무라 씨 댁의 어머니. 외출에서 돌아올 때. 아주 잠깐, 딴 데를 봅니다.

엄마 뿐만이 아닙니다. 아버지 시로 씨도 여기서 딴 데를.

딸인 히토미 씨는 어떨까요. 역시 여기서 휙 돌아봅니다.

사와무라 가족의 특이한 습성일까요?

아뇨,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애지중지 키웠던 시바견 치비. 죽은 지 몇 년이나 지났지만. 치비 집이 있던 곳을 무심고 돌아보게 됩니다.

* * *

episode. 크리스마스 이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저녁은 외식할까." "그런 건 됐어~ 나간들 어디로 갈 거야."

"왜, 역 앞에 레스토랑 있잖아." "거기 망해서 편의점 됐어. 이브에 평균연령 60세인 가족이 갈팡질팡하는 거 싫어~~~"

"그래? 그럼 초밥이라도 배달시킬까?" "됐어, 됐어. 그냥 밥 먹어."

히토미 씨는 그냥 내버려두길 바랐습니다. (남친 없는 것 배려하느라 그런 것 다 보인다니까.)

"정말 괜찮아? 히토미." "괜찮다니까!!"

"닭 튀김이라도 해줄까." "마음대로.

"다녀왔어~ 케이크 사왔지!" "어머나."

(혹시 이 사람들. 나하고 관계없이 즐기는 거 아냐?)

"역앞에서 팔더라고." "이야~"

"오늘 저녁은 파티해요."

* * *

episode. 푸슝할래?

퇴근길의 히토미 씨입니다.

"하여간, 위에서 자꾸 의견을 바꾸니까~ 그 불똥이 전부 사원한테 오는 거잖아! 잔업, 잔업! 아~~~~ 어른이란 게 싫다 싫어."

"다녀왔어요~" "어서와라, 고생했네. 저녁 먹고 온 거지?

"응, 회사에서." "푸딩 있는데, 먹을래?"

"푸딩이라~ 어디의?" "어디긴 슈퍼에서 산 거지."

"제과점 것이 아니구나~" "투덜거리려면 먹지마라~"

"먹을래. 먹을래. 저기, 엄마앙. 커피도 좀~ 피곤해서 꼼짝도 못하겠어."

"푸딩은 푸슝할 거야?"

"응?" "그러니까 접시에 푸슝해서 먹을거냐고?"

어린 시절, 푸딩은 꼭 접시에 푸슝해서 먹고 싶어했던 히토미 씨. 긴 세월이 흘러도 어머니는 기억하시는군요.

"네, 푸슝해주떼요!"

* * *

episode. 가까운 곳의 힌트

"한 번이어도 좋으니 따보고 싶네요~" "뭘?"

"특허요." "특허?"

"발명품이 대박나면 큰돈 벌 수 있잖아요? 뭐 없을라나." "가까운 곳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이 방에도 힌트가 굴러다닐지 모르지."

"음~~ 뭐가 있으려나?" "불편하게 느끼는 점 같은 것 없어?"

"있어요. 있어. 불편한 것." "오, 뭔데?"

'싱크대 아래 선반'이라고 말하려다, 노리코 씨는 그만두었습니다. 그것은 옛날에 시로 씨가 만들어 준 선반이거든요.

"저기, 병뚜껑이 단단해서 잘 안 열려요." "그런 상품은 벌써 나와 있을걸."

조금쯤 불편해도 사랑이 담긴 선반이지.

"전병을 대신 씹어주는 기계는 어때?" "필요 없어요."

* * *

마스다 미리의 그림체는 단순하고 밋밋해서 가벼운 내용일 것 같지만 그리 가볍지 않다. 내게 항상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래서 좋다.

내 나이 40세 쯤이면 우리 아빠 엄마는 '고희'겠다. 나이가 더해가며 애정이 돈독해지신, 지금껏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다가 이제 온전히 두분만 남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를 볼 때면 내가 더 가슴이 설렌다. 나도 더 애틋하고 애정넘치게 살아야지! 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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