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마스다 미리, 2010)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저자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글,그림/박정임 역 지음
출판사
이봄 | 2012-12-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마스다 미리 만화, 드디어 국내 상륙!일본 30대 싱글 여성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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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꽃이 교실에 다니기 시작한 지 4개월. 꽃꽃이도 즐겁고 다른 강습생들과도 잘 지낸다. 나름대로는. 그리고, 앞으로도 '나름대로'를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를 넘어서고 싶지 않은 기분. 자신을 방어하기만 하는 나. 예전부터 이랬던가? 나이가 들어서일까? (37p)

"엄마가 지금 제일 원하는 건 뭐야?" (...) "고모는 '보장'을 원한대." "보장? 그런거라면 엄마는 존재감을 원해. 엄마는 가끔 말이지, 바깥 세계에서 혼자만 뒤떨어진 기분이 들기도 해~" (49p)

지금, 갖고 싶은 옷이 그다지 없어~ 외출할 일도 없으니, 가고 싶은 곳도 없다는 기분이 들어. 이렇게 이렇게도 많은 옷들이 널려 있는데. 나는 원하는 것이 없다. 원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나인데 이 허전한 느낌은 뭘까? 그렇지만, 다들 이렇게 말하지.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듣기 싫어." (57p)

집안일에 지장이 없는 범위. 가족에게 소홀하지 않을 범위. 왜. 나의 세계에는 그런 조건이 붙는 걸까? (84p)

직장 동료의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내일은 그녀의 몫까지 일해야 합니다. 괜찮습니다.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내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느낌이 든다. 도와주는 횟수. 정말로 서로 돕는 거 맞나? (93p)

'영차'가 어울리게 된 나. 더이상. 사랑을 할 리도 없다. 길거리에서 뒤돌아봐 주는 사람도 없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일을 하려고 생각했지만 그때가 되고 보니 이미 일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일도 집안일에 지장이 없는 범위라고 정해져 있어서 만약 일을 한다고 해도 가족이 고마워할 것도 아니다. 억지로 일을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행복한 거라고 모두들 말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나는, 내 자신이 희미해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계속 희미해지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102p)

모두가 가르쳐준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그런데 타이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109p)

"리나야, 작문! 뭐가 되고 싶다고 쓸 건지 정했니?" "음~ 몰라.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난, 누구도 되고 싶지 않아." (120p)

"엄마~ 숙제 있잖아." "숙제?" "왜 '주'자로 단어 만들기! 선생님한테 칭찬 받았어. 나 '주인'이 아니라 '주인공'이라고 썼어." (121p) 

* * *

나는 태어났고 지금 여기 '있다'. 있다는 것은 이미 '존재'함을 뜻한다. 다만 나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내 삶의 우선적인 가치와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산다는 건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만이 행복한 건 결코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고 또 누구에게나 행복도 있듯이.

나이듦, 결혼, 그리고 자녀 양육은 각기 서로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어 더 기쁜 삶이리라. 우리는 이 모두 취할 수 없고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지만 말이다.

* * *

나이는 선택할 수 없다! 때문에 지나가는 시간을 푸념하고 속상해하기 보단 달콤 쌉싸름한 하루를 감사하며 만끽하기를 :) 매일 아침 바란다. (하아아...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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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박영자, 2014)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저자
박영자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14-12-26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서재 쪽으로 풍겨와 코에 스미는 부드러운 냄새가 얼마나 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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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날씨에는 중용의 미덕이 흐른다. 영국인들은 날씨에서 금방 좋아하거나 실망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법, 언제나 주의 깊게 준비하는 자세와 같은 삶의 교훈을 체득한다. 이런 가운데 질서와 평온함을 선호나는 성향이 깊이 뿌리내렸다. (68p)

"우린 영국인이야!" 영국인에게는 속마음을 절대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능력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폭발하지도 불붙지도 않는 국민성의 대명사이자 '뻣뻣한 윗입술'로 상징되는 영국인들의 감정 절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84p)

하지만 영국인에 대한 수많은 수식어와 공고한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일어나는데 바로 '티타임'에서다. (86p)

차가 있다는 것, 그 차를 끓이는 행위가 영국인들에게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불안 감추기, 즉 어떤 행동이 불안하고 마땅치 않아 다른 행동 뒤로 숨는 것은 영국인들의 '날씨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89p)

일부 사회학자들은 커피하우스를 통해 커피 문화가 영국에서 꽃피었지만 차갑고 과묵한 기질상 평온함을 주는 홍차가 그들에게 더 적합했을 거라고 한다. (...) 커피처럼 강렬한 것보다 은근히 몸과 정신을 이완시켜주는 음료가 이들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91p)

17세기는 커피하우스, 18세기는 티가든이 전성기를 누렸다. 차와 커피가 다르듯 티가든은 커피하우스와 달랐다. (...) 황태자부터 노동자 계층에 이르기까지 남녀 모두에게 개방되었다. 옷을 제대로 차려입고, 차와 커피 값을 포함해 1~2실링만 내면 누구나 환영받는 장소였다. (...) 당시 티 테이블 위에는 'T.I.P.S'라고 적힌 작은 상자가 있었다. 이는 'To Insure Prompt Service'의 약자로 "신속하게 서비스를 할 테니 상자에 돈을 넣어주세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101p)

영국에서 모든 계층이 홍차를 사랑했기 때문일까. 약육강식의 사냥터가 된 식민지 플랜테이션에서 어린 여자아이와 최하위계층의 일꾼들이 고통스럽게 재배한 차에 카리브 해 노예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인 설탕을 넣고 티스푼으로 휘휘 젛은 것이 바로 '영국식 홍차'라는 사실을 자주 망각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티스푼'이라는 합성어도 차와 설탕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합작품이 아닌가. (128p)

커피 문화가 발달한 프랑스를 여행하다보면 카페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단숨에 마시고는 바로 문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에 영국에서는 서서 파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차는 애초부터 여러 잔을 마실 수 있도록 물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커피보다 차를 마실 때 좀더 여유롭고 마실 수 있는 양도 차가 더 넉넉하다. (141p)

상류층에서 차에 설탕을 넣어 마시자 구매력이 생긴 중류층에서 이를 따라했다. 이어 노동계층 역시 중간계층을 모방한다. 차를 마실 때만은 가난한 농부도 부유한 상인이 될 수 있었고, 하인도 주인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영국의 홍차 문화는 생산과 소비, 노동과 여가, 남성과 여성, 사치품과 필수품이라는 극단의 요소 모두를 포함하는 특이한 경우다. (159p)

하이티는 산업혁명 시대에 서민들의 바빠진 일상이 늦은 귀가와 맞물려 생겨난 티타임이다. 애프터눈티가 상류층과 귀족들이 밤늦게 이뤄지는 화려한 만찬을 기다리는 동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생긴 것이라면, 하이티는 시골과 도시 노동자들 그리고 서민들이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홍차와 더불어 칼로리가 높은 고기 등을 먹은데서 유래됐다. (216p)

* * *

먹는 것보다 마시는 것에 더 애정을 쏟는 나라 영국. 영국과 홍차의 연결고리를 찾는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은 '홍차 아우라', '홍차 스파이', '홍차 중독자'라는 키워드로 홍차의 감성과 욕망 그리고 미식을 느껴본다. 

홍차가 영국과 영국민에게 어떻게 스며들게 되었는지 '아주 느긋하게' 홍차를 마시며 엿 볼 수 있다. 그리고 홍차와 관련하여 영국의 정치, 문화를 훑어 준다.  

술독에 빠진 영국의 식탁을 물들인 홍차. 차 한잔에 영국인의 계층이 있고, 그들의 삶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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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고양이 낸시 (엘렌 심, 2015)

 


고양이 낸시

저자
엘렌 심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5-02-24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트위터에 공개한 작은 그림들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고양이 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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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틀렸었어요. 눈을 가리고 있었던 건 저였어요.

고양이인 낸시만 보느라 다른 낸시들은 못 봤어요.

더거씨의 사랑스러운 막내 딸 낸시

지미의 소중한 동생 낸시

친구들을 배려하는 낸시

그리고 모두가 너무나도 아끼는 낸시

다들 저렇게 아껴주는데 어떻게 나빠질 수가 있겠어요."

(226p)

* * *

버려진 아기 고양이 낸시(Nancy)를 두고 지미아빠 더거씨는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이내 낸시의 귀여움에 마음이 사르르 녹고 마는데...! 

꺄 :) 이렇게 사랑스러울수가!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흠뻑.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림에 매료된다.

"다르지만 괜찮아!"라는 말과 함께 헤헤 웃어보이는 낸시를 보면 행복은 여기에 있는 듯하다. 마지막 장 할로윈 코스튬은 보너스♡

* * *

"헤헤..! "

"공주님 기분이 좋아 보여요~"

"네~ 낸시는 정말 행복해요."

(2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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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2012)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저자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지음
출판사
터치아트 | 2015-02-01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오늘의 파리가 있기까지 도시에 빛을 부여하고 역사를 창조한 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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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최대의 연애 사건 : 아벨라르, 엘로이즈

'선량왕', 그토록 염원하던 평화를 선사하다 : 앙리 4세

프랑스 계몽주의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 : 볼테르

비극으로 끝난 호화로운 삶 : 마리 앙투아네트

스스로 왕좌에 앉은 황제, 유럽을 정복하다 : 나폴레옹

19세기 파리의 지치지 않는 기록자 : 오노레 드 발자크

에스메랄다와 카지모도의 창조자 : 빅토르 위고

인상주의를 탄생시킨 화가 : 클로드 모네

열정의 천재 조각가 : 오귀스트 로뎅

파리 요리계의 넘버원 :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세계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 : 마리 퀴리

남자와 여자를 모두 사랑했던 여성 작가 :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바람둥이 천재 화가 : 파블로 피카소

'리틀 블랙'을 창조한 패션 디자이너 : 코코 샤넬

실존주의 남성과 파리에서 가장 똑똑한 여성 : 장 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작은 참새가 마음으로 파리를 부르다 : 에디트 피아프

작가이자 음악가, 배우였던 만능 재주꾼 : 보리스 비앙

영화를 위한 삶 : 프랑수아 트뤼포

천재와 광인 사이의 스타 디자이너 : 이브 생 로랑

* * *

2,000년 파리의 역사에 빛을 부여한 불멸의 인물들, 그들을 파리에서 만나다. 일대기를 간략하고 재미있게 살펴 볼 수 있어 좋았던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파리 시내 지도와 함께 보니 더 재밌었던 듯 하다. 

나는 일대기와 사회, 문화적 코드를 풀어낸 영화를 좋아한다. '아멜리에' 보고 흠뻑 빠져버린 오드리 토투가 연기한 가브리엘 샤넬의 이야기, '코코샤넬'(원제: Coco Avant Chanel, Coco Before Chanel, 2009)이나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귀를 사로잡는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생을 담은 '라 비앙 로즈'(La Mome, The Passionate Life Of Edith Piaf, 2007) 처럼 말이다:-) 

21살의 어린 그에게 주어진 디오르[Dior]의 후계자 자리. 트라페즈[trapéze line] 라인으로 그리고 자신만의 패션 하우스를 열어 대성공한 이브 생 로랑. 그와 관련된 영화를 찾아보다 '생로랑'(Saint Laurent, 2014)이 4월 16일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발견.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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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2012)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저자
마스다 미리 지음
출판사
이봄 | 2014-03-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여자만화가 마스다 미리를 통해 엿보는 남자들의 속마음마스다 미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찾았다! 『새클턴의 위대한 항해』."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인류 최초의 남극대륙횡단을 시도한 영국 선원들의 탐험기다. 도중에 조난을 당한 선원들은 얼음의 바다. 말하자면 무인도에 고립된다. 배를 버리고 얼음 속을 걷기로 결정했을 때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소지품을 줄이는데, 모두, 금화를 버리고 가족사진을 선택한다. (27p)

『개 같은 내 인생』. 대학 다닐 때 친구에게 빌려 봤던 스웨덴 영화. 사랑하는 엄마가 병에 걸려 멀리 친척집에 맡겨진 소년의 이야기. 소년은 쓸쓸해지면 라이카를 생각한다. 1957년 인공위성 실험에서 우주로 쏘아 올려진, 홀로 죽어간 개, 라이카. '로켓에는 애초부터 돌아오는 장치가 없었지.' (73p)

쓰치다 씨는 아마도, 정말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귄다면 상당히 잘 맞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어쩌면 결혼까지 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애인과 헤어지면서까지 사귀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을 하면 점점 좋아지다가 조금 싫은 부분도 보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싸우고 화해하며 서로 조금씩 익숙해지며 정이 생깁니다. 그 과정을 쓰치다 씨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이제 귀찮아.' 이 넓은 하늘 아래에는 어쩌면 내게 훨씬 더 잘 맞는 남자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사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92p)

'내일이 아직 무엇 하나 실패하지 않은 새로운 하루라고 생각하면 기쁘지 않아?' (105p)

말썽만 일으켜서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퇴학을 당한 토토. 그런 토토가 그다음에 간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넌 사실은 착한 아이란다'라고 계속 말해주었지. 넌 사실은 착한 아이란다.라는 말, 어른이 되어도 모두 듣고 싶은 말이 아닐까. (153p)

인생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아무것도 찾을 필요가 없다. 알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나의 집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하룻밤을 자고 다시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164p)

* * *

요것도 재밌다. 마스다 미리가 '남자'의 관점에서 쓴, 30대 독신남 쓰치다의 일상, 직장, 결혼,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만화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를 느낄 수 있다. 번외편이 더 재밌는. 역시 모든 것은 타이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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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는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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